서론
가와사키병은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급성 전신 혈관염으로, 환자 80%에서 1세에서 5세 사이에 발생한다[1,2]. 그 병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소아에서 감염으로 유발되는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1]. 가와사키병의 치료는 잘 확립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급성기에 정맥 내 면역 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 IVIG)와 항염증 용량의 아스피린을 사용한다[1]. 그러나 약 15%–20%의 환자는 초기 IVIG 치료 불응성을 보여, 추가적인 IVIG 또는 스테로이드 및 infliximab과 같은 치료가 필요하다[1,2].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관상동맥 합병증은 가와사키병 환자에서 2.5%–10%로 다양하게 나타난다[3].
가와사키병은 임상 증상에 따라 진단되지만, 일부 환자는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을 충분히 나타내지 않는다. 이러한 불완전 가와사키병은 일반적인 연령대 이외의 환자에서 자주 발생하며,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서 가와사키병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관상동맥 확장의 발생 위험이 높다[4,5]. 또한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 임상적 특징 및 검사 소견이 다르기 때문에,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병변의 위험 인자도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존재할 수 있다[6].
이에 본 연구에서 연령군에 따른 가와사키병의 임상적 특성을 살펴보고, 연령군에 따른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병변의 위험인자 차이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대상과 방법
2009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입원한 가와사키병 환자들이 연구에 포함되었다. 환자들은 연령에 따라 어린 연령군(≤ 12개월), 일반 연령군(13–60개월), 고연령군(> 60개월)으로 분류히였다.
가와사키병의 진단은 5일 이상의 지속적인 발열과 함께 분비물 없는 양쪽 결막 충혈, 입술 및 구강 변화, 다형성 발진, 말초 사지 변화, 급성 비화농성 경부 림프절 비대의 다섯 가지 주요 임상 증상 중 최소 네 가지가 나타나는 경우로 하였다[1]. 또한, 5일 이상의 지속적인 발열과 세 가지 이하의 주요 임상 증상 및 비정상적인 검사 소견 또는 심초음파 소견을 바탕으로 진단된 불완전 가와사키병 환자도 포함하였다[1].
입원 후 치료 없이 자발적으로 열이 호전된 18명을 제외한 모든 환자는 2 g/kg의 IVIG와 경구 아스피린(30–60 mg/kg/day 또는 80–100 mg/kg/day)을 초기 치료제로 투여 받았다. IVIG 치료 종료 후 36시간 이상 발열(≥ 38℃)이 지속되는 경우를 IVIG 저항성으로 정의하였고, 이 환자들은 두번째 2 g/kg의 IVIG 혹은 고용량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 pulse)를 투여 받았다. 본 연구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의 윤리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였다(DSMC 2023-07-022).
수집된 데이터에는 환자의 기초 정보, 가와사키병 진단 기준에 따른 임상 증상과 그 외 동반 증상들, 발열 및 입원 기간, 치료 및 약물 반응, 관상동맥 병변을 포함한 심초음파검사 결과가 포함되었다. 혈액 검사에서는 백혈구 수, 호중구 수, 림프구 수, 혈소판 수, C-반응성 단백질, N-terminal pro-brain natriuretic peptide (NT-proBNP)가 측정되었다. 호중구 수와 혈소판 수는 림프구 수로 나누어 호중구-림프구 비율(neutrophil-to-lymphocyte ratio, NLR) 및 혈소판-림프구 비율(platelet-to-lymphocyte ratio, PLR)을 계산하였다.
심초음파 검사는 Siemens Acuson Sequoia 초음파 기기(Siemens Medical Solutions, Mountain View, CA, USA)를 이용하여 발열 소실 이후 퇴원 전, 그리고 퇴원 후 2개월째 시행하였다. 좌주관상동맥, 좌전하행관상동맥, 우관상동맥의 크기를 측정하여 어떤 관상동맥 구역에서 Z 점수가 > 2.0일 때 관상동맥 확장으로, Z 점수가 > 10.0이거나 절대 크기 ≥ 8 mm일 때 거대 관상동맥 동맥류로 정의하였다[1].
결과
총 644명의 가와사키병 환자(남아 387명, 여아 257명)가 포함되었으며, 평균 연령은 31.0 ± 23.8개월(중앙값, 27개월; 범위, 1–170개월)이었고 남녀 비율은 1.5:1이었다. 연령군으로 나누었을 때, 어린 연령군은 168명(26.1%), 일반 연령군은 407명(63.2%), 고연령군은 69명(10.7%)이었다. 전체 환자에서 불완전 가와사키병의 발생률은 44.6%(287/644)였고, IVIG 저항성은 25.2%(158/626)로 나타났다. 관상동맥 확장은 10.6%(68/644)에서 발견되었으며, 이 중 거대 동맥류가 2례 있었다.
진단 기준에 포함되는 임상 증상은 연령 그룹 간에 차이를 보였다(Fig. 1). 연령 그룹에 따른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과 검사 결과는 Table 1과 Table 2에 요약되어 있다.
어린 연령군을 일반 연령군과 비교했을 때, 어린 연령군은 발열 지속 기간이 짧았으며(P < 0.001), 진단 증상 수는 적었고(P = 0.003), 불완전 가와사키병(P < 0.001), Bacillus Calmette-Guérin (BCG) 접종 부위 홍반(P < 0.001), 그리고 아급성기 손가락 낙설의 발생률이 높았다(P = 0.043). 반면, 외음부 낙설(P = 0.032), 림프절 비대(P < 0.001), 두 번째 IVIG 저항성(P = 0.020), 재발(P = 0.032)의 발생률은 낮았다. 고연령군을 일반 연령군과 비교했을 때, 고연령군은 림프절 비대(P = 0.001)와 거대 관상동맥 동맥류의 발생률이 높았으며(P = 0.001), BCG 접종 부위 홍반(P = 0.002), 급성기 사지 변화(P = 0.002), 그리고 농뇨(P = 0.028)의 발생률이 낮았다.
어린 연령군과 고연령군을 비교했을 때, 어린 연령군은 발열 지속 기간이 짧았고(P < 0.001), 불완전 가와사키병(P = 0.007), BCG 접종 부위 홍반(P < 0.001), 농뇨의 발생률이 높았다(P = 0.008). 반면, 고연령군은 어린 연령군에 비해 림프절 비대(P < 0.001), 두 번째 IVIG 저항성(P = 0.017), 거대 관상동맥 동맥류(P = 0.026), 재발(P < 0.001)의 발생률이 높았다.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총 발열 지속 기간이 길수록(P < 0.001; Exp(B) = 1.878), 입원 전 발열 지속 기간이 짧을수록(P < 0.001; Exp(B) = 0.593), 치료 전 혈소판 수가 낮을수록(P < 0.001; Exp(B) = 0.993), 혈소판-림프구 비율이 높을수록(P = 0.004; Exp(B) = 1.025), 그리고 최대 혈소판 수가 높을수록(P < 0.001; Exp(B) = 1.007) IVIG 저항성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Table 3).
어린 연령군에서는 긴 총 발열 지속 기간(P < 0.001; Exp(B) = 1.915), 높은 호중구-림프구 비율(P = 0.001; Exp(B) = 1.858)이 IVIG 저항성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일반 연령군에서는 긴 총 발열 지속 기간(P < 0.001; Exp(B) = 2.264), 짧은 입원 전 발열 기간(P < 0.001; Exp(B) = 0.404)이 IVIG 저항성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고연령군에서는 높은 호중구-림프구 비율(P = 0.024; Exp(B) = 1.143)이 초기 IVIG에 대한 저항성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총 발열 지속 기간이 길수록(P < 0.001; Exp(B) = 1.242), NLR이 높을수록(P = 0.001; Exp(B) = 1.190), 그리고 최대 혈소판 수가 높을수록(P = 0.001; Exp(B) = 1.003) 관상동맥 확장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어린 연령군에서는 긴 총 발열 지속 기간(P = 0. 039; Exp(B) = 1.373), 짧은 입원 전 발열 지속 기간(P = 0.005; Exp(B) = 0.562)이 관상동맥 확장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일반 연령군에서는 긴 총 발열 지속 기간(P < 0.001; Exp(B) = 1.272), 높은 재발률(P = 0.006; Exp(B) = 3.261), 그리고 IVIG 저항성(P = 0.001; Exp(B) = 2.560)이 관상동맥 확장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고연령군에서는 관상동맥 확장에 대한 유의미한 위험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
고찰
본 연구는 가와사키병 환자가 연령 그룹에 따라 다양한 임상 증상이 나타나며, 어린 환자에서 불완전 가와사키병의 발생이 높음을 밝혀냈다. 연령 그룹에 따라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확장의 발생률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위험 인자는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가와사키병은 임상 증상에 기반하여 진단되지만, 극단적인 연령대의 아동, 특히 6개월 미만 및 5–10세 이상에서 가와사키병의 특징적인 증상이 다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5]. 앞선 연구를 살펴보면, 1세 미만의 영아는 입원 전 발열 지속 기간이 길고, 경부 림프절 비대의 유병률이 낮으며, BCG 접종 부위의 발적, 혈소판 증가증, 농뇨, 위장관 및 신경학적 증상의 유병률이 더 높았다[4,7]. 반면, 5세 이상의 고연령군은 어린 연령군에 비해 경부 림프절 비대와 근골격계 증상의 발생률이 높았다[4,8]. 본 연구에서도 어린 연령군은 전형적인 증상이 적고 불완전 가와사키병의 발생률이 높았다. 어린 연령군은 고연령군에 비해 BCG 접종 부위 홍반과 농뇨의 발생률이 높았으나, 고연령군은 어린 연령군에 비해 경부 림프절 비대의 발생률이 높았다.
일반 연령대가 아닌 가와사키병 환자들이 이처럼 불완전 가와사키병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관상동맥 동맥류의 발생률도 높다[4,5,9]. 특히 고연령군은 영아 군만큼 연구가 활발하지 않지만, 일부 연구에서 5–6세 이상의 고연령군에서 IVIG 치료가 자주 지연되었고(질병 발생 7일 이후), 추가 IVIG 치료 및 관상동맥 이상 위험이 높다고 보고하였다[8,10].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일반 연령대가 아닌 가와사키병 환자들이 불완전한 증상과 IVIG에 대한 저항성이 더 흔했으나, 관상동맥 합병증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최근 임상 의사들이 불완전 가와사키병 진단에 대해 더욱 주의 깊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9,11]. 본 연구에서도 연령 그룹 간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확장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고연령군에서 두 명의 환자에게서 거대 동맥류가 발견되었다.
가와사키병의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점수 시스템이 보고되었다[12–15]. 하지만 이러한 점수 시스템을 모든 연령 그룹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이 영아와 고연령 환자에서 다를 수 있어, 환자의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위험 인자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 IVIG 투여 전 발열 기간이 ≤ 4일인 경우는 IVIG 저항성의 잘 알려진 위험 인자이다[14–16]. 또한, 총 발열 지속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 인자이다[17]. 본 연구에서도 총 발열 지속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전체 환자 집단, 일반 연령군, 어린 연령군에서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 인자로 나타났다. 또한, 입원 전 발열 기간이 짧은 것이 전체 환자 집단 및 일반 연령군에서 IVIG 저항성과 어린 연령군에서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 인자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연령군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호중구-림프구 비율은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18–20]. IVIG 저항성이 있는 환자는 IVIG 반응성이 있는 환자보다 치료 전후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18]. 호중구-림프구 비율 외에도 IVIG 저항군은 IVIG 치료 전 혈소판-림프구 비율 수치가 높고 혈소판 수가 낮았다[19]. 또한, 호중구-림프구 비율과 혈소판-림프구 비율의 조합은 가와사키병 환자의 IVIG 저항성의 강력한 예측 인자로 알려져 있다[19]. 본 연구에서도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모든 환자에서 관상동맥 확장의 위험 인자였으며, 어린 연령군과 고연령군에서 IVIG 저항성의 위험 인자로 나타났다.
혈소판 수는 가와사키병의 급성기 동안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혈소판 수가 ≤ 300.0 × 103 /mm3인 경우 IVIG 저항성 위험 점수 시스템에 포함된다[13,14]. 대부분의 연구에서 낮은 혈소판 수는 가와사키병에서 IVIG 저항성의 예측 인자로 나타났다[16,19].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가와사키병 급성기에서 혈소판 수가 높을수록 IVIG 저항성과 관상동맥 병변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21,22]. 본 연구에서는 IVIG 저항성이 있는 환자가 치료 전 혈소판 수는 낮고 최대 혈소판 수는 높았다. 로지스틱 분석에서는 낮은 치료 전 혈소판 수, 높은 최대 혈소판 수, 그리고 높은 혈소판-림프구 비율 수치가 전체 환자 집단에서 IVIG 저항성의 위험 인자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령군에 따른 분석에서는 혈소판 수와 혈소판-림프구 비율 간의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본 연구의 주요 제한점은 단일 지역 병원에서 진행된 후향적 연구로 인해 대상 환자의 수가 적다는 점이다. 이는 통계적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고연령군에서 더 두드러졌다. 또한 BCG 접종 부위 홍반은 한국의 영아 가와사키병에서 중요한 증상이나, 미국심장학회 가이드라인의 다섯 가지 진단 임상 증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증상 수와 불완전 가와사키병의 발생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관상동맥병변의 진단에 퇴원 전과 퇴원 후 2개월째의 심초음파 검사를 모두 이용하였기에, 동일한 시기의 검사 결과를 기준하지 못한 것도 본 연구의 제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