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19년 말 출현한 SARS-CoV-2로 인한 감염증인 COVID-19(coronavirus disease 2019)는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을 보이며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감염으로 인한 증상 및 경과 자체는 상대적으로 경증의 경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감염으로 유발된 다기관 염증 증후군, 즉 ‘COVID-19 연관 소아 다기관 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associated with coronavirus disease 2019, MIS-C)이 2020년 4월 처음 보고되면서 COVID-19와 관련한 소아청소년기의 위중한 질환으로 부각되었다[1,2]. COVID-19 감염의 병력이 있었던 소아청소년에서 전신 염증반응 소견이 관찰되고 가와사키병의 일부 진단 기준을 만족하는 임상 양상이 관찰되어서[2–5], 사례보고가 발표되기 시작하였던 초기에는 가와사키병과 같은 병태생리를 보이는 질환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후 MIS-C가 가와사키병과 다른 임상적, 병태 생리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음이 인식되면서[6,7], 지금은 가와사키병과 임상적 특징이 일부 중복될 수 있는 별개의 증후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본 연구는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가와사키병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MIS-C의 병태생리 및 임상적 특성을 리뷰해 봄으로써 MIS-C를 좀 더 이해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본론
2020년 4월 영국에서 COVID-19 감염 소아에서 발생한 ‘과염증 쇼크’에 관한 첫 사례보고가 있은 직후, 유사한 사례들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연이어 보고되었다[8,9]. 일부의 차이점은 있으나, 다기관을 침범하는 염증반응이 COVID-19 감염의 병력이 있었던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신종 증후군에 대해 2020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1]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10]에서는 COVID-19 연관 소아 다기관 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associated with coronavirus disease 2019, MIS-C) 으로 명명하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비정상적인 검사 소견에 비중을 두어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점막 피부 증상, 위장관 증상, 응고 병증, 심장 문제 등 MIS-C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임상 소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등, 두 기관에서 정한 진단 기준에 다소의 차이점은 있지만, 두 진단 기준 모두 발열이 있는 소아청소년에서 염증 표지자가 증가되어 있으며, 여러 기관에 걸쳐 다발성으로 염증의 소견이 나타나고, 이것을 다른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최근 SARS-CoV-2 감염의 증거가 있다면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5월 25일 질병관리청에서 진단 기준을 발표하였다(Table 1)[11].
WHO [10] | U.S. CDC [1] | KDCA [11] | |
---|---|---|---|
Age | ≤ 19 years | < 21 years | ≤ 19 years |
Fever | ≥ 3 days | ≥ 24 hours | ≥ 38.0°C for ≥ 24 hours |
Multisystem involvement |
1. Rash or bilateral nonpurulent conjunctivitis or mucocutaneous inflammation signs (oral, hands, or feet) 2. Hypotension or shock 3. Features of myocardial dysfunction, pericarditis, valvulitis, or coronary abnormalities (including echocardiography findings or elevated troponin/NT-proBNP) 4. Evidence of coagulopathy (by PT, aPTT, elevated D-dimers) 5. Acute gastrointestinal problems (diarrhea, vomiting, or abdominal pain) |
Multisystem (> 2) organ involvement (cardiac, kidney, respiratory, hematologic, gastrointestinal, dermatologic, or neurological) | 2 or more organs (cardiac, renal, respiratory, hematologic, gastrointestinal, dermatologic or neurological disorder) |
Laboratory evidence of inflammation | Elevated markers of inflammation such as ESR, CRP, or procalcitonin | ≥ 1 of the following: an elevated CRP level, ESR, fibrinogen, procalcitonin, D-dimer, ferritin, lactic acid dehydrogenase, or IL-6; elevated neutrophils; reduced lymphocytes; and low albumin | Elevated ESR, CRP, fibrinogen, procalcitonin, D-dimer, ferritin, LDH, and IL-6; neutrophilia; lymphopenia; hypoalbuminemia |
Requiring hospitalization | No | Yes | Yes |
Evidence of COVID-19 | RT-PCR, antigen test, or serology positive, or likely contact with patients with COVID-19 | RT PCR, antigen test, serology test, or contact with patients with COVID-19 within 4 weeks | positive PCR, antibody or antigen test, or contact with patients with COVID-19 within 4 weeks |
Other plausible diagnosis | No other obvious microbial cause of inflammation | No alternative plausible diagnoses | Exclusion of any other microbial cause of inflammation |
COVID-19: coronavirus disease 2019; PT: prothrombin time; aPTT: activated partial thromboplastin time; NT-proBNP: N-terminal-pro B-type natriuretic peptide; CRP: C-reactive protein; 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IL: interleukin; LDH: lactate dehydrogenase; SARS-CoV-2: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2;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RT-PCR: 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MIS-C: 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소아청소년에서 COVID-19 감염 자체로 인한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하고, 진단을 위한 검사를 덜 받는 경향으로 인하여, 이를 배경으로 하는 MIS-C의 정확한 발병률을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202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발표한 바로는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월간 백만 명당 5.1명의 MIS-C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SARS-CoV-2 감염 환자 백만 명당 316명이 MIS-C에 이환된 것으로 보고하였다[12].
발병 연령에 있어서 가와사키병은 일반적으로 5세 미만의 연령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지만[13], MIS-C는 상당히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평균 발생 연령은 6–11세 정도이나, 생후 3개월에서 20세까지 넓은 범위의 연령대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14], 성인에서도 소아청소년의 MIS-C와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15].
가와사키병과 MIS-C는 둘 다 감염에 의해 유발되거나 감염 질환 후 발생하는 면역 반응이 주요 발생 기전으로 생각되는데, 현재로서는 MIS-C의 경우 감염 자체로 인한 반응보다는 감염 후 발생하는 면역 반응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역학적으로는 COVID-19 환자가 증가하는 시점보다 2-6주 정도 뒤에 MIS-C 환자가 증가하는 시점이 나타나는 점이 근거가 되고, 병리학적으로는 MIS-C 환자에서 SARS-CoV-2 바이러스는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양성을 보일 수 있으나 cycle threshold(Ct) 값이 높게 나오는 점이 그 근거가 된다[11,16,17].
MIS-C가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점이 많으나, 사실상 가와사키병과는 구분되는 면역병원성 질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MIS-C의 경우 면역세포집단의 활성화로 급성기 IL-1β, IL-6, IL-8, IL-10, IL-17, interferon-γ 상승과 T세포, B 림프구 감소증을 보인다[11]. Consiglio 등은 MIS-C 환자에서 림프구, 백혈구 및 naïve CD4+ T 세포 수가 가와사키병에 비해 낮으며, T 세포의 하위 그룹 중에서 중추 및 effector memory T 세포의 증가가 가와사키병에 비해 두드러지게 관찰된다는 특징을 발표하였다[6]. Circulating Interferon(IFN)-γ의 상승은 MIS-C의 경과가 중증의 임상 소견을 가지는 경우에 종종 발견된다[7].
MIS-C환자에서는 가와사키병 환자의 경우보다 더욱 빈번하게 소화기계, 신경계 등 다양한 장기의 증상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SARS-CoV-2의 수용체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가 다양한 장기에 분포하면서 이를 매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러한 ACE2 수용체가 심근 세포를 비롯한 심혈관계 조직에 높게 분포되어 있어서 이러한 점이 MIS-C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심혈관계 증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18].
전신 염증반응으로 인한 발열은 거의 모든 환자에서 나타난다(Table 2). 가와사키병 진단의 기준이 되는 점막의 변화 및 피부 발진, 결막 충혈, 손발 부종의 경우, MIS-C 환자에서는 보고된 발생 빈도의 범위가 다양하여, 각 임상 소견별로 적게는 20%에서부터 많게는 40% 이상, 보고되는 결과에 차이를 보인다[19-21]. 특이하게도 가와사키병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소화기계 증상이 MIS-C환자에서는 흔하다[22]. 오심, 구토, 복통, 설사와 같은 비특이적 증상으로부터 급성 충수돌기염과 유사한 임상 증상까지 다양한 범위의 소화기계증상이 60%-100%의 빈도로 관찰되며, 이는 100%로 관찰되는 발열 다음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23]. 이러한 이유로, 임상에서는, 원인이 설명되지 않는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 및 청소년 환자에서 COVID-19 병력과 무관하게, MIS-C 동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15]. 소화기계 증상만큼 자주 나타나는 임상 소견은 아니지만, MIS-C에서는 흉막 삼출 및 간질성 폐렴 등 가와사키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호흡기 병변 또한 관찰될 수 있다[2,3,8,23].
또한, MIS-C에서 중증의 저혈압 혹은 쇼크와 같은 순환기 이상 소견이 33%-87%로 다양하게 관찰되며, 승압제 및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보고되는 등 가와사키병 환자보다 중증의 순환기 합병증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차이점이 있다[5,8,24]. 임상적으로 명백히 나타나는 순환기 증상과 달리 관상동맥 병변에 대해서는 심장초음파 검사의 시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면이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껏 보고된 MIS-C와 관련한 관상동맥 합병증의 빈도는 대략 14%-36% 정도이다[25,26]. 치료받지 않은 가와사키병 환자의 약 25%에서 관상동맥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임상적 의심과 조기 진단 및 치료 프로토콜이 잘 갖춰져 있는 가와사키병의 관상동맥류의 발생률은 실제적으로는 10% 미만임을 고려할 때[27], 가와사키병 환자에서 보다 좀 더 높은 빈도로 관상동맥 합병증이 관찰된다는 주장도 있으나, MIS-C 환자에서 관찰되는 관상동맥류는 종종 가역적으로 회복된다는 보고도 있어서[28], 이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판단이 필요할 듯하다.
임상에서 흔히 시행하는 검사에서 두 질환을 구별할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가와사키병의 아급성기에 흔히 관찰되는 혈소판 증가증이 MIS-C 환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Table 3). 많은 연구에서 MIS-C 환자들의 혈소판은 150 × 109/L 미만으로 낮게 보고하고 있다[2,3,8]. 이에 대한 추정으로는, 가와사키병의 경우, 염증 세포의 활성화로 혈소판이 응집되고 혈소판 증가증이 발생하는 면역 반응의 경과를 보이지만[29], 바이러스로 매개된 과염증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는 MIS-C의 경우, CD8+ 세포와 같은 세포를 자극하여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죽이는 일부 매개체가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골수 기능을 억제하여 혈소판 감소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30]. 하지만 치료 불응 가와사키병 혹은 쇼크 동반 가와사키병 역시 MIS-C에서 나타나는 혈소판 감소증이 관찰될 수 있어서, 두 질환의 중증도의 차이가 이러한 검사 소견의 차이를 야기하였을 가능성 역시 함께 검증이 필요한 상태이다.
MIS-C가 가와사키병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절대 림프구 수(absolute lymphocyte count)의 감소이다. 가와사키병에서는 흔하지 않은, 림프구 수 감소증이 MIS-C 환자에서는 흔히 관찰되는데, 약 37%-81%의 MIS-C 환자에서 림프구 감소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3,8,16]. 이러한 림프구 수의 감소는 CD4 와 CD8 T 세포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데, MIS-C 환자에서 활성화된 CD8 T 세포의 증가는 프락토킨 수용체 CX3CR1를 발현하고, 이것이 프락토킨 발현 혈관 내피와 상호작용함으로써 혈관 내피 손상을 촉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31].
가와사키병의 경우, 선천성(innate) 면역체계와 후천성(adaptive) 면역체계 모두 이 병의 과염증 반응에 관여하고 있다. 선천성 면역체계에서는 주로 NLRP3 inflammasome의 활성화로 인해 인터루킨(IL)-1이 증가하여 다른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s)이 생성되게 되는데[32], 이때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IL-1, IL-2, IL-6, IL-8, 인터페론(IFN)-α 및 종양 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α가 알려져 있다[33]. 후천성 면역체계에서는 T 세포 활성화의 이상(dysregulated T-cell activation)이 중요한 기전이며, 가와사키병의 중증도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34]. MIS-C의 경우는, 병태생리가 완전히 밝혀진 바는 아니지만, 가와사키병과 유사하게 선천성(innate) 면역 체계 및 다양한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s)의 이상이 보고되고 있다. MIS-C 환자에서 IL-1β, IL-6, IL-8, IL-10, IL-17, TNF-α, IFN-γ의 상승이 관찰되었으며, 보체 활성화는 MIS-C환자의 미세 혈관 병증에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35,36].
두 질환 모두 전신 염증 반응이 주요한 병인이 되므로, 전반적인 염증 물질의 상승은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소견이다. 그러나 그 상승의 정도에 있어서는 가와사키병에 비해 MIS-C환자에서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인데, 특히 C-반응 단백, 프로칼시토닌 및 IL-6을 포함한 여러 사이토카인 수치의 상승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3,8,16]. 또한 MIS-C환자들의 경우 응고 장애가 흔하게 나타나서, 페리틴, D-이합체 및 피브리노겐 상승을 흔히 볼 수 있다[2,3,44]. D-이합체가 증가한 경우 가와사키병에서는 관상동맥 합병증의 위험 요인이 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가 있어서, MIS-C 환자에서 이들 검사 수치의 증가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는 좀 더 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37].
앞서 언급하였지만, MIS-C는 가와사키병과 다소 구별되는 심혈관 증상을 보인다. MIS-C의 최대 50%에서 갑작스럽고 심각한 심인성 쇼크가 보고된 바 있으며, 많은 경우에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반면, 가와사키병 환자 중 쇼크가 발생하는 경우는 5% 미만으로 드물다[16,38,39]. 이러한 맥락에서, 심장 손상의 생화학적 지표들의 변화 역시 가와사키병과 MIS-C를 구별 짓는 의미 있는 차이가 존재한다. 트로포닌-T 및 뇌 나트륨이뇨펩타이드(Brain Natriuretic Peptide, BNP) 와 N-말단 프로B형 나트륨이뇨펩타이드(N-terminal pro b-type natriuretic peptide, NT-proBNP)를 포함한 심장 손상의 생화학적 지표가 MIS-C 환자에서 좀 더 현저하게 상승하는데[2,3,8,40], 이는 가와사키병에 비해 MIS-C 환자에서 심장 병변이 더 심하게 발생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18,28].
결론
MIS-C는 가와사키병과 임상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41]. 이는 가와사키병과 마찬가지로 사이토카인 IL-1β 등을 비롯한 넓은 범위에서는 유사한 염증 반응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병인적 측면, 역학적 측면, 임상 및 검사실 소견 등 여러 측면에서 구별되는 점이 존재하며, 특히 MIS-C에 나타나는 염증 반응의 강도는 일반적인 가와사키병에서 나타나는 염증 반응에 비해 현저히 높아 보인다. 현재까지의 근거로는 MIS-C와 가와사키병이 광범위한 염증성 질환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 선상에 있지만, 병리학적, 임상적, 예후적 측면에서는 명백히 구별되는 다른 질환이라는 견해가 타당해 보인다.